2024년 부활절 메시지 – 암브로시오스 대주교

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라는 메시지는 인류가 역사상 들었던 것 중 가장 희망적인 메시지입니다. 이 말은 무엇보다 선교의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이야말로, 사람들이 그리스도가 우리를 죽음에서 해방시켜 줄 수 있는 유일하고 참된 하느님이심을 믿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증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부활이라는 위대한 기적을 가장 먼저 알게 된 향료 가진 여인들은 두려움과 큰 기쁨으로 서둘러 무덤을 떠나 제자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러 달려갔습니다(마태오 28:8 참조). 향료 가진 여인 한 명 한 명은, 만나는 사람들 모두에게 ‘저는 주님을 보았습니다’(요한 20,18)라고 꼭 증언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향료 가진 여인들은,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수 있는 길을 열게 되었습니다.

향료 가진 여인들에 이어 제자들은, 부활하신 주님의 명령에 따라, 자신들이 “보고 들은”(사도행전 4,20) 모든 것을 “모든 사람들”(마태오 28,19)에게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복음을 전하느라 위협과 박해와 순교를 당했지만 굴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사도들의 모든 계승자들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리스도의 부활이라는 가장 위대하고 큰 기적을 사람들에게 전파했고, 전파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그렇게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이야말로 우리 믿음의 초석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을 전하는 일에 대한 우리의 책임과 의무는 우리가 선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신 명령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음을 하느님의 은총으로써 믿는 우리는,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지 않아 실존적으로 죽음의 두려움과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삶과 말로써, 주님이 참으로 부활하셨음을 알려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에 관한 우리의 말은 우리의 거룩한 삶으로부터 나올 때만 힘을 가집니다. 거룩하게 살아갈 때만 우리는 그리스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공허한 말이 될 것입니다. 요한 크리소스토모스 성인에 따르면, “말”과 “삶”에 일관성이 있는 사람은 “항상 위대합니다.”(PG 61:265)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언어와 모든 방법과 수단으로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당연히 누군가를 강제로 개종시키려는 목적으로서가 아니라, 요한 복음사가의 모범을 따르면서 해야 합니다. “우리가 보고 들은 그것을 여러분에게 선포하는 목적은 우리가 아버지와 그리고 그분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나누는 친교를 여러분도 함께 나눌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여러분이 충만한 기쁨을 맛보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 1서 1,3 참조). 아멘.

형제 여러분,
2024년은 세계 총대주교청 관할 한국 대교구 및 일본 엑사르히아 설립 20주년을 기념하는 해입니다. 올해는 그리스도 부활의 메시지를 더욱 널리 전하는 기회가 되도록 합시다. 그리해서 더 많은 이들의 삶이 슬픔이 아닌 부활이 되도록 합시다.

주님의 포도원에 있는 성직자들과 모든 협력자들을 대표하여 그리스도 부활의 빛과 기쁨이 우리 모두의 삶에 넘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 안에서 한없는 사랑과 존경의 마음으로,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의 대주교이자 일본의 엑사르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