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세상의 구원자이시고 구속자이신 그리스도가 사람이 되시어 탄생하신 위대한 성탄축일을 형언할 수 없는 기쁨으로 경축하면서 2019년을 보내고, 이제 2020년 새로운 해를 맞이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마태오1:23)라는 의미를 가진 임마누엘 하느님은 극진한 사랑으로 이 땅에 오셔서 원죄로 인해 끊겼던 하느님과 우리의 친교를 다시 세우시기 위해 “우리와 함께 계셨습니다.”(요한1:14)
또 “하느님과 우리 사이에 화해와 평화를 가져다주시기 위해, ‘적대자 사탄이 세운 장벽’(에페소2:1~5참조)을 허물고 우리 중의 한 사람으로” 오셨습니다.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창세기1:26) 우리 각자가 하느님과 어떻게 친교를 나누어야하는지 가르쳐주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다른 길이 없음을, 사람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오신 하느님이고, 그래서 오직 우리 이웃과 형제자매들을 통해서만 구원 받을 수 있음을 가르쳐주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하느님과의 친교, 형제자매와의 친교에는 다른 길이 아니라 오직 십자가의 사랑이라는 길만 있음을 알려주시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거룩한 십자가의 세로대는 우리와 하느님을 연결하고, 가로대는 우리와 형제자매들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형언할 수 없는 자비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새로운 해가 우리 이웃과 인격적 친교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훈련하는 경기장이 될 수 있도록 합시다. 무엇보다도 먼저 남편과 아내, 부모와 형제, 자녀를 참되게 친교를 맺어야 할 우리의 “이웃”으로 여깁시다. 이어서 성당 교우들, 가까운 친인척과 주변 이웃, 친구와 직장 동료들, 특별히 하느님을 믿는 “믿음의 식구들”(갈라디아6:10)과 더 나은 친교를 위한 노력합시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친교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 외국인, 사회적 약자 등, 남녀노소 어느 누구도 배제하지 말고 우리의 친교를 확장시켜 나갑시다.
다른 사람과 친교를 이루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은 우리를 하느님과 이어주고 우리 이웃과 하나가 되게 해주는 마음의 길입니다. 이렇게 새해도 자비와 사랑과 자선으로 더욱 풍요롭게 살아갑시다. 그러면 우리 영적 삶의 근본 목적인 자비와 사랑과 자선의 하느님을 닮아가게 될 것입니다.
주 안에서 복된 새해를 맞이하면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 이웃과 더 뜨거운 친교 맺는 풍성한 영적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피시디아의 소티리오스 대주교님, 성직자들, 우리의 협조자들과 함께 뜨겁게 기원합니다. 더불어 건강과 기쁨이 늘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주 안에서 큰 사랑과 존경과 함께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