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대주교 성탄절 메시지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올해도 하느님의 형언할 수 없는 자비와 사랑으로, 기쁨의 축일인 성탄절을 해방의 메시지와 함께 축하하게 되었습니다. 이 메시지는 한 마디로 “하느님께서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인격적으로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사랑의 복음사가는 “하느님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여 주셨다.”(요한3:16)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각 사람을 사랑하시는, 하느님 “말씀께서는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고,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습니다.”(요한1:14)

구원의 하느님께서 완전한 인간으로서 이 땅에 오신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입니다.

이것은 위대한 신비입니다. 그래서 이 신비는 이성이 아니라 믿음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우리는 성탄절 조과에서 “신비는 불가해한 것이기에, 오직 믿음으로 영광돌리나이다.”라고 찬양드립니다. 이 신비는 연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신비는 자연적인 현상처럼 연구실에서 실험을 통해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인간의 유한한 이해력으로는 상상할 수도 없고 도달할 수도 없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믿음으로써만 그 신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하느님의 뜻을 신뢰할 때만 그 신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죄가 없으신 하느님께서 죄인인 인간을 사랑하시는 것을, 어떻게 인간의 생각으로 담아낼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이 위대한 신비를 머리로 이해하지 않고 마음으로 느끼며, 현실의 삶을 살아갑니다.

이렇게 피조물 중 그 어떤 것보다도 여러분 각자를 더욱 값지게 여기시고, 그 어떤 것보다도 여러분 각자를 더욱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사랑하시는데, 여러분에게 무엇이 더 필요합니까? 당신은 이미 모든 것을 가졌습니다. 여러분의 삶에서 하느님의 사랑보다 더 값진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아이가 아버지의 품안에서 믿고 편안하게 잠드는 것처럼, 하느님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이 있으면 우리도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긴장도 걱정도 근심도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모든 것인 하느님의 사랑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여러 가지 문제와 필요는 해결하기 쉬운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에 대한 믿음만 있으며, 여러분은 모든 문제들, 질병, 고통, 삶의 끝에서 마주하는 죽음까지도 그분의 뜻에 따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며, 여러분 각자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구원과 안녕에 반대되는 것을 결코 허락하시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 각자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굳게 믿는다면, 여러분 또한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을 사랑하시는 하느님에 대한 여러분의 사랑은 매일 자연스럽게 저절로 커지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여러분 각자의 믿음은 자동적으로 하느님에 대한 사랑뿐만 아니라 여러분의 이웃에 대한 사랑도 커지게 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먼저 여러분을 사랑하셨기 때문에”(요한I서4:19) 여러분도 하느님을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모든 이웃, 형제 자매의 얼굴에서 “다른 모습”(마르코16:12)을 하고 나타나시는 그리스도를 보게 될 것이고, 하느님을 사랑하듯 우리 이웃을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 여러분 내면에서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실 것이고, 여러분의 삶은 축복이고 낙원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하느님의 왕국은 이미 여러분 안에 있게 될 것입니다.

올 성탄절에는 “우리 인간을 위하여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하늘에서 내려 오셔서 성령으로 또 동정녀 마리아께 혈육을 취하시고 사람이 되신” 그리스도를 더욱더 사랑합시다.

올 성탄절에는 우리의 마음에 평화를 주시기를, 우리 사회의 정치적인 평화가 임하게 해주시길, 전쟁 중인 곳에서는 전쟁이 멈추게 해주시고,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에서는 냉전이 종식되게 해 주시길,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께 더욱 간절히 기도합시다.

피시디아의 소티리오스 대주교님과 성직자들과 수도사들, 그리고 하느님 안에서 함께하는 모든 협력자들을 대표하여,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더 큰 사랑으로 복된 성탄절을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육신을 취하시고 오신 주님 안에서 큰 사랑과 영광과 함께

✝한국의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