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서 번호. 265
새 로마-콘스탄티노플의 대주교이며,
세계 총대주교인 하느님의 종 바르톨로메오스는
하느님의 은총과 평화가 온 교회에 임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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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토코스여, 당신의 도읍이 당신에 의하여 재난에서 구제되었나니 승리의 지휘자이신 당신에게 승리의 사은제를 바치나이다!”
올해는, 오늘날 ‘성모 기립 찬양’ 콘타키온으로 잘 알려진, 성모님을 기리는 성가가 교회 안에서 공식적으로, 더구나 모든 신자들이 기립한 가운데 봉헌된 지 14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 성가는 장엄하고도 승리의 기쁨에 찬 시로서, 탁월한 수사적 아름다움으로, 성육신의 신성한 섭리에 대해, 또 그 안에서 지극히 순결하신 테오토코스께서 맡으신 고유하고 특별한 역할에 대해 역사적·신학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신자들은 이 콘타키온을 통해, 은총이 가득하신 성모님께 은총과 기쁨의 소식을 전한 가브리엘 대천사의 첫 인사말, 곧 “기뻐하소서”를 반복하며 지극히 거룩하신 테오토코스를 경건하게 찬송합니다. 이 인사를 통해 “모든 시대에 감추어졌던 신비”가 드러나고 “우리 구원의 시작”이 이루어집니다. ‘성모 기립 찬양’에서 지극히 복되신 동정녀께 “기뻐하소서”라는 말이 144번 반복되는 것은 분명 신비로운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요한의 묵시록에 나오는 14만 4천의 정결한 성도들, 곧 하느님의 보좌 앞에서 “새 노래”를 거문고로 찬미하며 “어린 양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다니는” 이들(묵시록 14:1-5)을 가리킵니다. 하느님의 백성은 삶과 교리 모두에서 정화되어, 성육신하신 하느님의 말씀에 온전히 헌신하고 그분과 떨어질 수 없이 연합하면서, 구원의 신성한 섭리를 찬양합니다. 동시에 찬양과 거룩한 선율로 주님의 어머니시며 교회의 어머니이신 영광스러운 성모님께 경의를 표하며, 교회의 경건한 양떼를 보호하시는 그분의 강력한 보호를 찬양합니다.
이 콘타키온의 도입 부분은 원래는 잘 알려진 성가 “신비로운 명령을 받은 천사는 곧바로 요셉의 거처로 가서 동정녀에게 말씀하셨나이다. …”로 시작되었으며, 이는 오직 성모 희보 사건만을 가리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것은 ‘성모 기립 찬양’ 전체가 위대한 성모 희보 축일에 적합함을 드러내며, 오늘날까지도 이 예배가 이 축일의 전후 기간을 아름답고 풍성하게 장식하는 화관을 이룸을 의미합니다.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도입 성가가 자리 잡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승리의 지휘자이신 당신에게 승리의 사은제를 바치나이다. …”로 시작되는 성가입니다. 이는 “그분으로 말미암아 승리의 기념비가 세워지고”, “그분으로 말미암아 원수들이 정복된다”는 의미에서, 백성들이 성모님께 드리는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아바르족과 페르시아군의 무서운 공격으로부터 콘스탄티노플과 제국 전체가 구원받은 것은, 헤라클리우스 황제와 그의 군대가 그리스도의 귀중한 십자가를 되찾기 위해 멀리 떠나 있던 동안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이 구원은 지극히 거룩하신 테오토코스의 강력한 보호와 도움 덕분으로 여겨졌습니다. 테오토코스께는 사도대등자 콘스탄티노스 대제가 ‘새 로마’(콘스탄티노플)를 경건히 봉헌한 바 있었습니다. 성직자와 백성들이 진심 어린 마음으로 끊임없이 올린 간절한 기도를 들으신 성모님께서는, 소수의 방어자들의 사기를 북돋우셨을 뿐만 아니라 큰 기적을 이루셨습니다. 곧, 거센 폭풍우를 일으켜 적군의 함대를 완전히 파괴하시고, 그들을 혼란 속에 도망치게 하심으로써 도시를 구원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재난에서 구원받은” 콘스탄티노플은 승리의 찬가를 성모님께 바치며, 그분을 “승리의 지휘자”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후 정교인들의 격동의 역사 속에서 여러 차례 그분을 그렇게 부르며 도움을 청하였으며, 매번 그분의 사랑과 강력한 보호를 감미롭게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블라헤르나 성모님 성당은, 오랜 전승에 따라, 테오토코스를 기리기 위한 철야예배가 매주 거행되던 곳으로, 때로는 황제도 그 자리에 참석하곤 했습니다. 626년 8월 7일 밤, 이 성당에는 재난에서 구원을 받은 경건한 백성들의 무리가 모여들었습니다. 그들은 깊은 감동과 감사로 성모님께 공경을 드리며, 새 도입부를 지닌 콘타키온을 불렀습니다. 이는 하느님께, 또 크레타의 안드레아스 성인의 말처럼 “삼위일체 다음의 자리를 차지하시는” 분, 곧 콘스탄티노플과 온 제국의 구원자이자 보호자이신 성모님께 드리는 마땅한 감사와 찬미의 표현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성모 기립 찬양’은 — 교회 시문학의 찬란한 걸작이자, 그리스어가 남긴 비길 데 없는 기념비이며, 하느님의 영감으로 짜여진 가장 정교한 신학적 예술 작품으로서 — 우리 예배 생활에서 가장 사랑받는 찬송이자 그리스도인들의 가장 달콤한 기쁨이 되었습니다. 이 찬가는 오래전에 이미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습니다. 주교들과 사제들은 경건하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이를 노래합니다. 수도자들은 날마다 낭송하고, 신자들 또한 연중 내내 자주 낭송합니다. 신학자들은 그 숭고한 교리적 진리를 탐구하고, 인문학자들과 언어학자들은 그 표현의 우아함과 시적 장엄함이 지닌 아름다움 속으로 깊이 빠져듭니다. 시인들과 화가들은 그 밝고 서정적인 표현들에서 영감을 얻고, 성화 작가들은 그 풍부한 내용 속에서 아름다운 장면을 그려냅니다. 교회 음악의 거장들은 이를 정교하고 성스러운 선율로 입혀냅니다. 그러나 ‘성모 기립 찬양’은 무엇보다도, 하느님께 드리는 교회의 기도, 곧 그리스도인들의 경건한 마음의 목소리로서, “우리 인간을 위하여,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하늘에서 내려오셔서 성령으로 또 동정녀 마리아께 혈육을 취하시고 사람이 되신” 하느님께 드리는 찬양과 감사, 간구와 탄원입니다. 동시에, 하느님 앞에서 어머니로서의 담대함을 지니시고, 다양한 방식으로 언제나, 경건한 정교회 신자들에게 풍성한 도움과 보호를 베푸시는 성모님께 드리는 간청이기도 합니다.
‘성모 기립 찬양’은 모든 신자들에게, 오늘날 인류가 겪고 있는 거대한 도전들 앞에서, 특히 혼란과 전쟁의 고통 속에서, 영적으로 깨어 있으라고 또 겸손과 기도 안에 굳건히 서 있으라고 촉구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간절히 기도드립시다. “평화의 하느님”의 어머니께서, 모든 신자들이 참회와 경건함으로 바치는 ‘성모 기립 찬양’을 기쁘게 받으시고, 다시 한 번 억울하고 고통과 위험에 처한 이들의 “승리의 지휘자”가 되어 주시고, 온 세상 교회의 자녀들의 강력한 보호자가 되시어, 당신의 아들의 참되고 “감히 생각할 수도 없는”(필립비 4:7) 평화를 인류에게 베풀어 주시기를 기도합시다.
2026년 3월 27일
주님께 기원드리는 콘스탄티노플의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
세계 총대주교청 공의회
+ 할키돈의 엠마누일 대주교
+ 카르파노스와 카소스의 암브로시오스 대주교
+ 밀리토스의 아포스톨로스 대주교
+ 프리코니소스의 요셉 대주교
+ 필라델피아의 멜리톤 대주교
+ 콜로니아의 아타나시오스 대주교
+ 이코니오스의 테올립토스 대주교
+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요셉 대주교
+ 스웨덴과 전 스칸디나비아의 클레오파스 대주교
+ 임브로스와 테네도스의 키릴로스 대주교
+ 덴버의 콘스탄티노스 대주교
+ 앙키라의 그레고리오스 대주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