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저는 오늘 매우 중요한 안건들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임시 실행위원회를 시작하기 전에, 오늘의 논의에서 올바른 결론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몇 가지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을 드릴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양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 첫 번째로, 저는 오늘 우리가 논의하고 작성하게 될 대국민 성명서가 어떤 특정한 인물을 목표대상으로 삼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판단하지 말라.”고 하신 우리 믿음의 주관자이신 분의 계명을 엄격하게 지켜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느 누구에게서도 그들의 결점을 찾아내어 불리하게 만드는 판단을 해서는 안됩니다. 물론 우리에게는 잘못된 행위와 상황에 대해 비판할 권한이 있지만, 잘못한 사람 자체에 대해서는 비판할 권한이 없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이 지상에 죄를 단죄하러 오신 것이지, 사람을 단죄하려고 오신 것이 아닙니다.
- 두 번째로, NCCK를 구성하는 여러 교회의 책임자들은 어느 특정 정당을 지지해서는 안되고, 오직 진리와 정의를 지지해야 하며, 세상 어느 곳에서나 생겨나고 있는 거짓과 불의를 책망해야 합니다. 인간적이거나 정치적인 관계로 인해 지지하거나 비난하면서 정치적 다툼에 교회가 관련되게 되었을 때, 결과적으로 그 당대뿐 아니라 먼 미래에까지도 심각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항상 끼쳤습니다. 예를 들면, 오늘날 서방 사회에 무신론이 확산되고 사람들이 그리스도교로부터 멀어지게 된 주된 원인으로, 멀리는 십자군 원정에 교회가 개입했던 것과 최근에는 제 2차 세계대전에 관련되었던 역사적인 예를 들 수 있습니다.
- 세 번째로, 우리는 헌법과 법률을 존중해야 합니다. 우리들의 투쟁은 인간의 권리를 보호하고, 정의를 확산하며, 국민들을 존중하는 데에 집중되어야 합니다.
- 네 번째로, 민주주의의 봉사자들이 국민을 우롱하며 권력을 남용하는 경우에는, 항상 그들의 잘못을 책망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여러 대통령들의 마지막이 좋지 않았던 것은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큰 문제가 되었던 권력의 남용 때문이었습니다.
- 다섯 번째로, 우리 모두는 “이 땅 위에는 우리가 차지할 영원한 도성이 없습니다. 우리는 다만 앞으로 올 도성을 바라고 있을 뿐입니다.”라는 성서 말씀을 상기해야겠습니다. 이렇듯 “오늘”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영원함”에 목표를 두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의 “가장 보잘 것 없는 형제들”을 향한 이타적인 사랑을 우리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의 유일한 기준으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주님께서 우리 나라의 정치인들에게 지혜의 빛을 주시기를 바라고, 힘들고 위태로운 역사적인 전환점에 서서, 최근 4개월 동안 우리 국민들을 개탄케 한 중대한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신중함과 겸손함과 하느님에 대한 경건함을 가지고 오늘의 논의에 임할 수 있기를 열렬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