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바르톨로메오스 세계 총대주교의 교회연도 시작 메시지

새 로마-콘스탄티노플의 대주교이며, 세계 총대주교인 하느님의 종 바르톨로메오스는

만물의 창조주이신 우리 주 하느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평화와 자비가 온 교회에 충만하게 임하길 빕니다.

 

주님 안에서 존경하는 형제 성직자들과 사랑하는 자녀 여러분,

모든 것을 베푸시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오늘 우리는 새로운 교회연도 시작을 맞이하며, 창조 세계 보호 분야에서 하느님의 거룩하고 위대한 교회가 지속적으로 맺어온 풍성한 결실에 대하여 그 지극히 높은 이름에 영광을 돌립니다. 세계 총대주교청은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일찍부터 지적했을 뿐 아니라, 그 근본 원인이 내적·영적·도덕적 차원에 있음을 주목하였으며, 정교회의 성찬적이고 금욕적인 정신에 기초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정교회는 그 신앙과 예배, 그리고 세상 속에서의 증언에 있어서, 그리스도교의 친자연적 모습이 표현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연도 시작일을 ‘자연 환경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선포한 것은 단순히 현대의 생태 위기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교회의 삶이 ‘실천적 생태학’으로서 자연스럽게 확장된 결과였습니다. 처음부터 우리는 창조물과 인간에 대한 존중이 분리될 수 없음을 선언하였고, 환경 문제와 사회 문제의 공통된 뿌리와 상호 연관성을 밝혀 왔습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져서 살면 피조물과 이웃을 소유하고 착취하려는 태도와 행동을 낳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또 그리스도를 따라 사는 삶은 환경에 대한 민감한 감수성과 이웃을 향한 사랑의 행동의 원천이 됩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좋은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게 마련입니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마태오 7,17-18)

영적 가치에 대한 존중은, 무엇이 선한 것인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분별하는 우리의 능력을 선명하게 만들어줍니다. 초월적인 것에 대한 무관심과 그에 뒤따르는 ‘인간 유일주의’는 인간을 지상적인 것에 가두고, 인간의 자유를 현세적 선택과 결정으로 축소시키는데, 이는 언제나 사물에 대한 피상적인 관점과 ‘일시적으로 유용한 것’을 선(善)과 동일시하는 태도와 맞물리게 됩니다. ‘생태적 회개’라는 시의적절한 화두는, 이미 발생한 환경 파괴에 대한 뉘우침과 더불어 창조 세계를 대하는 사고방식과 행동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연 환경을 파괴하는 경제의 ‘자율 논리’를 발전의 유일한 길로 여기는 잘못된 입장을 극복해야 할 필요성도 언급합니다. 이러한 잘못된 입장은, 기후 변화의 심화와 그로 인한 파괴적인 전 세계적 결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초래한 부담 속에서도 자연이 스스로를 무한히 회복할 수 있다는 순진한 믿음을 부추깁니다. 여기에 더해, 오늘날 우리는 전쟁의 함성, 폭격, 미사일, 폭발음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는 무자비한 폭력의 희생이 된 무고한 이들의 절규와 피조물의 신음 소리를 뒤덮고 있습니다. 우리 지구에서 생명의 미래는 생태적이고 평화로운 것이 될 것이든지, 아니면 존재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세계 총대주교청은 평화, 정의, 연대에 대한 노력을 이어가는 것과 더불어, 자연 보호에 앞장서고, 생태 문제를 그리스도교간 대화 및 종교간 대화의 핵심 의제로 부각시킬 것입니다. 또한, 국제 기구, 환경 단체, 학술 기관, 시민 사회 안에서 그리스도교의 환경 친화적 원칙과 전통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일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생태 분야에서의 협력이 미래에 대한 공동 책임 의식을 강화하고 새로운 유익한 전망을 만들어 낸다고 확신합니다.

우리는, 이전 메시지에서 언급한 내용을 되새기며, 세계 총대주교청 소속 대교구들과 성당들, 수도원들이 신자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기 위한 체계적인 활동과 구체적 실천 방안을 전개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특히 젊은 세대 교육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신앙이 지닌 생태적 의미를 실제 삶에서 적용하는 것은 우리의 정교회 정체성의 아주 중요한 특징입니다.

이러한 정신 안에서, 여러분 모두가 선하고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일들을 통해, 축복받고 풍성한 열매를 맺는 새로운 한 해를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세계 총대주교청 교회의 자녀들이 진정으로 환경 친화적으로 살고 형제애적 삶을 살며, 창조 세계와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자연 환경의 온전함과 지속 가능성을 위해 노력하며, 연대의 문화를 함양할 것을 권면합니다. 전능한 창조주이시며 자비로우신 사랑의 하느님께서 생명을 주는 은총과 큰 자비를, 지극히 복되신 성모 마리아의 중보와 보호를 통해, 여러분에게 내려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주님 안의 형제자매 여러분, 축복된 교회연도 보내십시오!

2025년 9월 1일

여러분 모두를 위해 하느님께 열렬히 기도하는

콘스탄티노플의 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