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찬양할지어다. 맞이할지어다. 높일지어다!” 올해도 우리 교회의 성가 작사가는 명령과 청유의 어조로 표현된 이 세 동사를 기억하면서 성탄 대축일을 경축하라고 우리 모두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이 세 동사는 성가 작사가가 신학자 성 그레고리오스의 “그리스도의 탄생에 관하여”라는 아름답고 훌륭한 글에 쓰인 단어를 그대로 인용한 것으로, 우리 구세주 그리스도께서 육신을 취하시어 사람이 되신 위대한 신비에 우리가 영적으로 다가가는 데 도움을 줍니다.
하느님께 찬양드리고 영광을 드리는 것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구원하러 세상에 오신 것에 대해 각 신자들이 무엇보다 더 먼저 느끼게 되는 감정이자 반응입니다. 시간을 초월하시는 하느님께서 시간 속으로 들어오신 것에 대해, 영원하신 하느님께서 역사 속으로 들어오신 것에 대해, 천상의 하느님께서 지상에 오신 것에 대해, 각각의 신자들이 무엇보다 더 먼저 느끼게 되는 감정입니다.
하느님께서는 “하늘을 밀어 젖히시고 지상에 내려”(사무엘 하 22:10 참조) 오셨으니, 사람이 두 번째로 할 일은 자신의 개인적인 구세주를 어떠한 조건도 없이 맞이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영혼의 신랑에게 온 마음을 사랑으로 내어주는 것입니다. 겸손하게 주님의 뜻을 받아들이고, 온 생애 동안 믿음과 헌신으로 주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지상에 계시니, 사람이 세 번째로 할 일은, 자신의 정신과 마음을 자신의 창조주께로 높이 들어올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한다면, “마음을 드높입시다.”라는 성찬예배에서의 권고를 온 생애 동안 지속적으로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지상에 살고 있지만, 끊임없이 천상의 하늘을 바라볼 것입니다. 지상에서 걷고 있지만, 하늘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입니다. 지상의 천사가 되고, 하늘의 사람이 될 것입니다. 이 지상의 삶에서부터 하늘의 시민으로 살아가기에 합당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경축하는 축일의 의미입니다. 즉, 하느님께서 사람들에게 오신 것은 어떤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분 가까이 다가서서, 다시 그분의 품으로 돌아가, 옛 사람을 벗고 새로운 사람으로 갈아입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우리 인간이 언젠가 아담과 함께 타락하여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졌던 것과 같이, 이제 앞으로는 우리 구세주 그리스도의 도움으로 죄에서 벗어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가도록 합시다.”(신학자 성 그레고리오스)
그래야만 성탄절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게 되고, 그리스도 없는 세속적인 성탄절로 전락하지 않습니다. 오직 이런 방법을 통해서만 하느님께 영광 드릴 수 있고, 세상의 구속주를 맞이할 수 있으며, 인간이 영적으로 고양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그리스도 탄생을 찬양할지어다. 하늘에서 오시는 그분을 맞이할지어다. 땅에서는 그리스도를 높일지어다.”(성탄절 카타바시아 중)
주님 안에서의 모든 성직자들과 협력자들을 대표하여, 여러분 모두 가족분들과 함께 영적인 기쁨과 환희 속에서 그리스도의 탄생을 경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 땅에 태어나시고 나타나신 그리스도 안에서 한없는 사랑과 존경의 마음으로,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의 대주교이자 일본의 엑사르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