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안에서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축일 중의 축일”이라는 표현의 중심이 되고, “축제 중의 축제”라는 표현에 매우 깊은 의미를 지니고 포함되어 있는 말은 ‘부활’입니다. 즉, 이 말은 기본적으로 그리스도 교회의 용어입니다. 그리스도 이전이라면 이 말의 의미는 전혀 이해될 수 없었을 것이고, 아레오파고에서의 사도 바울로의 설교 때에도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 이후에 이 말은 풍부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이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죽음을 이긴 영원한 승리자로서 부활하신 주님의 모습이 우리의 생각과 마음에 연상되어집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요한11,25)라고 직접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부활은 “온 세상을 두루 비추”(아뽀스띠하, 2조)는 것이고, 부활이라는 말로 우리 마음에 그리고 우리 주변에 주님의 밝은 빛을 흩뿌리는 것입니다. ‘부활’이라는 말은 우리 안에, 여덟 번째 날, 즉 하느님 나라에 대한 달콤한 기대를 낳고 있습니다. 신앙의 신조에서 “죽은 이들의 부활과 후세의 영생을 굳게 믿고 기다리나이다.”를 고백할 때마다 이것은 상기됩니다.
다시 반복될 수 없는 유일한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이 가진 종말론적 관점을 지니고, 정교회에서는 교회력 일 년 동안 모든 주일에, 또 주간에 따라, ‘작은 부활’이라는 말로써 경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또한 부활절 이후 40일간 매우 강한 표현으로 경축하고 있습니다. 부활은 그것을 믿는 사람이든 믿지 않는 사람이든 구분 없이 모든 사람들이 갈망하고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불멸하게끔, 또 부패와 죽음을 미워하게끔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부패와 죽음은 첫 창조의 아름다움과 반대되는 것입니다. 죄로 인해 타락한 인간은 이제 영원히 살 수 없는 존재가 되었기 때문에, 완전한 하느님이시면서, 완전한 사람이신 분이 오셔서 십자가에서 죽음으로써 다시 불멸의 가능성이 주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로는 주님의 십자가에서의 죽음을 자랑하였습니다.(갈라디아6,14 참조) 그리고 성가작가도 모든 신자들이 입으로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다음과 같이 자랑하도록 하였습니다: “… 당신의 부활을 자랑하나이다. 왜냐하면 당신의 부활은 나의 생명이기 때문이나이다. 전능하시고 자애로우신 주께 영광 돌리나이다.”(대만과 스티히라, 7조)
부활축일이 기쁜 소식이 되는 것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유일한 목적이 우리 개개인의 부활이기 때문입니다. 즉,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들이 죽음과 죄에서부터 부활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위해서 몸소 부활하신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신자들은 끊임없이 “주여, … 죽음으로부터 부활하신 이여, 죄에 추락한 우리를 일으켜주소서. …”(애니, 4조)라고 간청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고통도, 슬픔도, 근심도 없는 영원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그리스도인은 지상에서의 삶에서 어떤 잘못을 저지른다 해도, 영원한 생명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낙심하지 않고, 희망을 잃지 않으며, 용기를 가지고 참 생명을 얻기 위한 투쟁을 계속해나가는 것입니다.
질병, 전염병, 슬픔, 고통, 가난, 죽음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우리 개개인의 부활이 기대됨으로써 마침내 사라졌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심으로써 “승리가 죽음을 삼켜 버렸다. 죽음아, 네 승리는 어디 갔느냐? 죽음아, 네 독침은 어디 있느냐? …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승리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합시다.”(1고린토15,54-55.57)라는 말씀처럼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중대한 사건 부활절을 우리 정교회에서는 큰 축일로서 밝히 드러내며 크게 경축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라는 부활인사를 나눔으로써 전세계에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전파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시니 죽은 자들의 무덤이 텅 비는도다. 이는 죽은 자들로부터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안식하신 이들의 첫 열매가 되신 까닭이로다. 주님께 영광과 권세가 영원히 있나이다. 아멘.”
피시디아의 소티리오스 대주교님과 우리 성직자들과 협력자들은 여러분들 모두가 건강하고 코로나19의 위험에서 빨리 벗어나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부활절을 잘 보내십시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주 안에서 큰 사랑과 존경을 함께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