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로마 콘스탄티노플의 대주교, 세계총대주교인 저 바르톨로메오스는
온 피조 세계의 창조자이신 우리 주 하느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평화와 자비가 온 교회에 함께하길 빕니다.
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 자녀 여러분,
자연 환경을 위한 공식 기도를 드리는 교회연도 시작일(9월 1일)을 맞이하는 인류는,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 변화로 인한 악천후,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파괴적인 홍수 및 화재, 신종 코로나 전염병과 그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영향 등 여러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동 제한 조치와 산업 생산에 부과된 제한 규제로 오염 물질과 가스 배출량이 감소했다는 사실은 전 지구상의 존재들이 상호 연결되어 있고 모든 차원의 생명들이 상호 의존해 있다는 또 다른 귀중한 가르침을 우리에게 전해주었습니다. 더욱이, 교회 신학과 전례 전통의 확장을 포함하는 세계총대주교청의 생태적 계획이 과학적 발견과도 일치하고, 자연 환경의 온전함을 보호하기 위해 다각적인 동원을 요구하는 전문가들의 권고와도 일치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건강을 침해하는 이 위기를 신속히 극복하고, 전 세계 정부들이 하느님으로부터 조명을 받아 그들이 경제주의의 원칙, 즉 경제 생활의 조직적 원칙, 생산과 소비의 원칙, 천연 자원을 고갈시키는 착취의 원칙, 전염병 이전에 만연했던 원칙으로 돌아가거나 이를 고수하지 않도록 기도합니다. 나아가, 코로나-19 백신의 위험성에 관한 사이비 과학적 견해의 확산, 의료계 전문가들을 향한 비방, 질병의 심각성에 대한 근거 없는 폄하가 중단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불행하게도 기후 변화, 그 원인과 파괴적 영향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견이 전파되고 있습니다. 현실은 이와 전혀 다르며, 이에 대해서는 책임과 협력, 공동 행동, 공동의 비전을 가지고 다루어야 합니다.
인류가 공유하고 있는 동시대의 엄청난 도전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서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고통받는 우리 형제들과 “보기 좋은” 피조물의 파괴에 대한 무관심은 하느님을 모욕하는 것이며 그분의 계명을 위반하는 것입니다. 피조물에 대한 존경심과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인간에 대한 실질적인 사랑이 있는 곳에 바로 하느님께서 현존하십니다.
거룩하고 위대한 공의회 (크레테, 2016) 이후, 세계총대주교청은 그 정신과 결정에 따라, 신학자들로 구성된 공식 위원회를 임명하여 우리 신앙의 사회적 영향에 대해 또 사회적 사명과 현대 세계에서의 정교회 증언에 대해 관련 문서를 작성했습니다. 거룩하고 성스러운 시노드의 출판 승인을 받은 이 문서는 «세상의 삶을 위한 정교회의 사회 윤리»라고 제목 지어졌고, 그 본문 중에는 다음과 같은 언급이 있습니다. “교회는 신자들에게 과학의 발견들에, 심지어 종종 그들의 역사적 이해와 우주적 현실 구조에 대한 이해를 수정해야 할지라도, 감사하고 받아들이도록 격려합니다. 과학적 지식에 대한 열정은 하느님의 신비로 더 깊이 들어가고자 하는 믿음의 갈망과 같은 원천에서 흘러나옵니다.” (§ 71)
그리스도의 거룩하고 위대한 교회는 자연 환경 보호와 이웃에 대한 박애주의적 보살핌의 불가분성을 강조합니다. 환경 친화적인 입장과 인간의 신성함에 대한 인식은 모두 “예배 후의 예배 (liturgy after the Liturgy)”이며, 교회의 성찬 실현의 핵심적 차원입니다. 교회의 삶은 피조물에 대한 실천적 존중이며, 인간성과 연대의 문화를 경험하는 장소와 방법입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녀 여러분,
이 어려운 시기에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책임을 지는 것은 교회의 필수적인 사목적 의무입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특히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오 25:40)라는, 우리 주님의 말씀을 따르는 절대적인 윤리적 명령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 같이”(에페소서 5:2) 서로 사랑해야 하며, 우리 자신을 피조물의 “사제(priests)”로 여기며 피조물들을 애정 어린 마음으로 보호하고 가꾸어야 합니다. 또, 이 하느님 은총의 지극히 귀한 선물을 만물의 창조주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드려야 합니다.
끝으로, 우리는 모든 이에게 복되고 건강하며 결실을 맺는 새로운 교회연도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지극히 복되신 테오토코스의 끊임없는 중보를 통해 구세주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자비를 청합니다. 영광과 권세가 그분께 영원토록 있나이다, 아멘!
2021년9월 1일
여러분 모두를 위해 하느님께 뜨거운 기원을 드리는
바르톨로메오스 콘스탄티노플의 총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