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축일! 신비의 빠스카! 하느님의 빠스카! 구원의 빠스카! 우리를 죽음에서 영원으로 인도하는 빠스카! 우리 마음의 모든 고통을 몰아내는 빠스카! 제자들에게 기쁨을 준 빠스카! 토마로 하여금 “당신은 나의 주, 나의 하느님이시나이다.”라고 말하게 하고, 저승의 왕국을 빈털터리로 만드신 주님의 빠스카!
(토마주간 수요일 만과, 2조 스티히라)
주안에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빠스카 부활대축일은 축일 중의 축일, 축제 중의 축제입니다. 빠스카는 죽음으로부터 생명으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이것은 신비의, 하느님의, 구원의 빠스카입니다! 빠스카는 우리 안의 고통을 몰아내고 기쁨을 가져다줍니다. 그리스도는 죽음을 이기셨습니다. 우리는 우리 주님의 부활의 위대하고 빛나는 축일을 기념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사십일 동안 계속해서 크게 기뻐하며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네, 죽음으로 죽음을 멸하시고”라고 기쁨의 성가를 부릅니다. 주님의 부활로 인해 “무덤에 있는 자들에게” 생명이 주어졌다는 희망의 소식은 지금 이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가장 중요하고도 중심이 되는 말씀, 우리를 불멸로 이끌어가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부패와 죄로 인해, 주님이 부활하심으로써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가져다주신, 가늠할 수 없는 의미인 사람의 부활의 소식을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첫 번째는 이 소식을 들은 모든 사람이 믿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이론적으로만 받아들였을 뿐 모든 사람이 부활의 삶을 살아가지는 못했기 때문이고, 세 번째는 “모든 나라에” 아직 이 소식이 전해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시대는 무엇이든 믿지 않는 것이 유행과 삶의 태도가 되어버렸기에,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지 않는 사람이 너무도 많습니다. 또한 어떤 이들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기는 하지만 “살아가는 동안 세상 걱정과 재물과 현세의 쾌락에 눌려”(루가8:14) 부활하신 주님이 자신의 삶을 주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은 그리스도교에 전혀 관심이 없어서 부활하신 우리 구원자에 대해 들어보지도 못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믿지 않는 사람은 의심이 많았던 토마처럼 “토마의 좋은 불신”을 닮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그의 불신은 그를 더 분명하게 믿는 자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사람들이 좋은 마음을 가진다면, 부활하신 주님이 그들에게 오실 것이고, 아버지의 사랑으로 그들의 불신의 문을 여실 것이고, 부활의 빛으로 그들을 거듭나게 하실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 안에서 믿음의 삶을 살아가지 않는 사람은 물질에 집착하는 삶, 쾌락을 추구하는 삶, 이기적인 삶을 회개합시다. 그러면 주님의 은총이 그들의 영혼에 충만할 것이고, 인격적인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고,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만이 맛볼 수 있는 진정한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아직 만나지 못한 사람에게는 “부활이요 생명”(요한 11:25)이신 주님을 믿는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집시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으라”(마태오 28:19)고 말씀하신 주님을 믿는 우리에게는 각자 믿음에 따라 이 거룩한 사업에 참여할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아직 “캄캄한 땅에 사는”(이사야 9:2) 우리 형제들에게 관심을 가집시다. 사도들처럼 우리도 사도가 되어, 부활하신 주님의 명령을 따라 “사방으로 나가 복음을 전합시다.”(마르코16:20)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뿐만 아니라 땅 끝에 이르기까지”(사도행전1:8) 주님의 부활을 증언합시다. 향유가진 여인들처럼 우리도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됩시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피시디아의 소티리오스 대주교님과 우리의 모든 성직자들과 주 안에서의 모든 협력자들과 함께, 우리 모두가 부활하신 주님에 대한 “굳건히 서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지고, 매일 매일 주님의 거룩한 계명에을 따라 나아갈 수 있게 되길 기원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주님 교회의 빛의 자녀로서 부활하신 주님의 구원의 빛을 모든 곳에 전달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주 안에서 넘치는 사랑과 함께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의 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