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자매여러분,
바르톨로메오스 세계총대주교 성하의 네 번째 한국 방문의 여운이 아직도 우리 마음 속에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이같이 복된 교회의 사건을 경험하고 누리게 해주신 주님의 자비와 은총에 감사하며 하느님께 영광 돌립니다.
세계 총대주교님의 방문은 하늘로부터의 방문을 알리는 전조였습니다. 다시 말해,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에게 다가온 그리스도 탄생 대축일의 전조였다는 것입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 밝아오는 우리 구세주가 찾아오셨도다. 동정녀로부터 주님이 태어나시므로써 어둠과 그늘에서 진리를 찾았도다.”(성탄 엑사뽀스띨라리온)
우리는 기쁨에 넘쳐 뜁니다. 왜냐하면, 태초 이전부터 존재하시는 말씀께서 우리를 죽음의 사슬로부터 해방시키시고 죄와 잘못의 압제에서 벗어나게 하시려고, 사람이 되시어 우리를 방문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이 신비입니다.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으시는 분이 시간 속으로 들어오셨고, 볼 수 없는 분이 “볼 수 있는 존재”가 되셨으며, 육체가 없으신 분이 우리를 위해 육신을 취하셨습니다. “그분은 부요하셨지만 우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셨습니다. 그분이 가난해지심으로써 우리는 오히려 부요하게 되었습니다.”(II고린토8:9) 우리 정교회는 이 신비를 인간의 유한한 지적 능력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신비를 누리고 살아갑니다. 하느님의 말씀께서 사람이 되신 이 신비를 우리 구원의 시작으로 경험하고 누립니다.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방문하신 이 날, 우리는 각자 세상 구원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닫게 되길 바랍니다. 고통 받고 있는 우리 이웃들을, “다른 모습”(마르코16:12)의 그리스도인 그들을, 오늘날 “강도 만난” 우리의 이웃들을 찾아가서, 그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치료해줍시다. 우리 모두 이웃에게 희생적 사랑을 베풀어, 십자가의 사랑을 세상에 전합시다. 그리스도의 진리를 알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정교회의 참된 신앙을 증언하고, 세상에 평화와 기쁨과 희망을 전하는 전령들이 됩시다.
친애하는 형제자매여러분, 초자연적인 신비인 하느님의 세상 방문이 우리 각자에게 더욱 은혜롭고 희망 넘치는 삶을 가져다주고 오늘날 세상의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세상 구원의 기쁜 소식이 되기를 바랍니다.
피시디아의 소티리오스 대주교님과 우리의 성직자들과 우리의 협력자들과 저는 여러분 모두가 복된 성탄축일을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육신을 취하시고 나타나신 주님 안에서 지속적인 큰 사랑과 존경과 함께,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의 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