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극복해나가며 얻은 귀중한 교훈

우리가 아는 한 그리스의 젊은 신앙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다른 선교지역에서는 보기 드물게 선교적 차원에서 많은 영향을 한국에 끼쳤습니다.

올해 7월과 8월 한 달 동안 새로 건축된 전주 성모안식 성당에는 그리스에서 온 성화작가들과 봉사하기 위해 찾아온 그리스인, 한국인, 대만인으로 구성된 40명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축복받은 벌떼들처럼 부지런하게 어떤 이들은 설치된 비계 위에서 성화를 그리고, 다른 이들은 바닥에서 다양한 보조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갑자기 그리스에서 온 성화제작 팀원 중 한 명의 형제인 21살의 어린 대학생이 교통사고로 사망하였다는 슬픈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망연자실했던 고인의 부모님은 한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아들에게 이 비극적인 사건을 직접 알려줄 용기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은 전화를 대주교에게 걸어서 이 힘든 일을 부탁하였습니다. 어머니는 놀라울 정도로 침착하게 이 힘든 순간에 자신의 말을 잘 전달하려고 애썼고, 아버지는 오직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 “우리 아이는 이제 하늘나라의 천사입니다!”

전화 통화가 끝나자, 대주교는 성화작업팀의 모든 팀원들 한 명, 한 명에게 조심스럽게, 안식한 젊은이의 영혼을 위해 추도식을 올릴 것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고인의 형에게는 어떻게 위로의 말과 함께 이 소식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각자에게 기도해 줄 것을 청하였습니다. 힘든 시간이 계속되었고, 모두는 충격 속에서 말없이 슬픔만 느끼고만 있었습니다.

작업이 없던 소성당에서 추도식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고인의 형은 처음 비로소 이 슬픈 소식을 들었고, 듣자마자 십자성호를 그으며 말했습니다. “주님, 당신께 영광 돌립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 한 가지는 내 형제가 천국에 들어갈 준비가 되어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추도식을 위해 모두는 소성당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추도식은 흐느낌 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성화작업팀의 다른 팀원들이 추도식 성가를 봉독대에서 부르자 고인의 형은 흐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영원히 기억되리이다.” 성가를 부를 때는 모두 고인을 기리는 한국교회의 전통에 따라 무릎을 꿇었습니다. 마지막에는 부활의 희망을 염원하며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네” 부활성가를 세 번 불렀습니다. 대주교께서는 위로의 말씀을 통해 유일하고 진정한 위로가 되도록 죽은 이들의 부활에 대한 믿음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런 다음 모든 사람들은 고인의 형에게 고인의 영혼의 안식을 위해 기원해 주었습니다. 비록 말과 손짓으로 자신의 마음을 쉽게 표현하지 못하였지만, 그곳에 있던 한국 사람들은 고인의 형을 안아주며 눈물로 위로의 마음을 전하였습니다.

추도식이 끝난 후 우리는 고인의 형이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추도식을 드린 지금 저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들의 기도와 위로가 저를 도와주었습니다!” 하지만 고인의 형이 마침내 마음의 안정을 얻게 된 것은, 그의 동생이 비극적으로 죽기 전날에 회개의 성사인 고백성사에 참여했었다는 소식을 그리스의 할머니께 듣고 나서였습니다.

그리스에서 온 또 다른 소식들을 통해서 우리는 고인이 얼마 전부터 자신이 세상을 떠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품고 서서히 준비하고 있었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고인은 아버지에게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 제가 먼저 죽고 그 뒤에 아버지께서 안식하실 것같아요.”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자주 죽음이나 영원한 생명에 대한 말을 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죽음에 대한 생각들로 인해서 영원한 생명으로의 위대한 여정을 혼자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40명의 성화작업 팀원 중 대부분은 정교인이었지만 그렇지 아닌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고인의 안식과 그 형이 보인 모습은 그 모든 사람들에게 정교회의 죽음과 관련한 윤리에 대해 큰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한국의 정교인들은 교리공부 때 배웠던 그리스도의 부활의 빛으로 죽음을 극복하는 가르침이 실제로 적용되는 것을 보았고, 정교인이 아니었던 한국인들과 대만인들에게는 정교회의 믿음과 삶에 대한 강한 증언이 전해졌습니다.

8월 15일 성모안식 대 축일을 준비하기 위해 매일 거행하는 “성모님께 올리는 소기원 의식”에서도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동정녀시여, 죽음을 멸하신 그리스도께서 썩어 없어질 피조물들을 구하셨듯이 동정녀시여, 악마의 지배에서 벗어나도록 아들이신 구세주께 중보해 주소서”라고 부르듯이,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죽음과 부패가 사라지게 되었다는 가르침은 우리 모두의 영혼 속에 아름다운 동화처럼 펼쳐졌습니다.

우리 형제의 영혼이 영원히 안식하기를 기원하면서, 우리 삶과 죽음의 주관자께서 고인이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하늘로부터 힘과 위로를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아타나시아 콘도야나코풀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