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25일 토요일, 서울 성 니콜라스 대성당에서 한국의 대주교이자 일본의 엑사르호스인 암브로시오스 대주교는 로만 카브착 사제, 안토니오스 임종훈 사제, 안토니 웨스터만(안티오키아 총대주교청) 사제와 함께 전쟁 발발 1주년을 맞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추도식을 거행했습니다. 이 추도식을 통하여 부상자, 행방불명자, 난민과 그 가족을 위해, 그리고 아직까지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 동족상잔 전쟁의 조속한 종식을 위해 기도드렸습니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Dmytro Ponomarenko) 주한우크라이나 대사 부부와 한국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들 그리고 한국인들이 함께 기도식에 참석하였습니다.
암브로시오스 대주교는 짧은 연설을 통해 다음과 같이 강조하였습니다 :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 발발 1주년이라는 암울한 기념일을 맞이하여 전쟁을 선포한 이들과 아직 이 전쟁을 비난하지 못한 모든 이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세계 총대주교청과 그에 속한 모든 교회는 전쟁 발발 첫날부터 다른 전쟁과 마찬가지로 이 전쟁을 정죄했습니다. 정치적인 기준이나 그 어떤 종류의 기준에 의거해서가 아니라 전쟁이 우리가 믿는 복음에 위배되기 때문입니다. 전쟁은 “살인하지 말라”는 하느님의 계명에 위배됩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계명에 어긋나는 것은 모두 큰 죄입니다. 위대한 러시아의 신학자이자 우리 교회의 현대 성인인 에식스의 성 소프로니오스가 말했듯이 “전쟁보다 더 큰 죄는 없습니다.” 전쟁에서 희생자들 모두는 바로 하느님의 형상으로서 이는 그리스도에게 총을 쏘는 것과 같은 행위이기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우리는 그러므로 전쟁을 강력히 반대합니다. 우리는 나토나 푸틴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있고 오직 그분에게만 순종합니다. 전쟁을 비난하지 않고 침묵하거나 그저 참는 사람은 전쟁 범죄를 지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전쟁으로 죽은 이들의 영혼과 부상자, 고아, 과부, 난민들은 언젠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벌인 이 엄청난 전쟁의 비극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모든 사람들을 판단할 것입니다.
평화의 하느님께서 전쟁을 일으킨 자들이 회개하고 그들이 얼마나 큰 죄를 저질렀는지 깨닫고 즉시 전쟁을 멈추도록 깨우쳐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우리는 또한 전쟁의 희생자들과 그들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큰 고통 속에서 위로를 찾을 수 있도록 그들 모두를 위해 기도합니다.
마지막으로, 고국에서 멀리 떨어진 평화로운 환경에 살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이 항상 잊지 않고 그들의 고국과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참상에 맞서 싸워 진리와 정의를 구현하기를 기도합니다.
하느님의 축복이 여러분 모두에게 함께 하시며 평화의 비둘기가 우크라이나로 다시 돌아오는 날이 어서 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