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지극히 선하신 우리 주님께서 올해도 우리가 정교회의 가장 큰 축제, 곧 “축일 중의 축일이며 축제 중의 축제”인 빛나는 거룩한 부활절(파스카)을 경축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셨습니다.
부활절은 참으로 우리 신앙에서 가장 위대하고 기쁨이 충만한 축제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시편의 말씀, “이 날은 주님께서 내신 날, 다 함께 기뻐하며 즐거워하자.”라는 구절로 우리를 큰 기쁨과 잔치로 이끌며, 다음과 같이 찬양하도록 초대합니다.
“환희의 파스카, 주님의 파스카,
지극히 존귀한 파스카가 밝아 왔도다.
우리가 기쁨에 넘쳐 서로 얼싸안은 파스카
슬픔을 물리치는 파스카
오늘 그리스도가 신방에서 나오시듯이
빛 속에 싸여 무덤에서 나오셔서
사도들에게 가서 알려라 하시니
여인들이 기쁨에 충만되었도다.”
그러나 우리가 매년 진정으로 마음에 두어야 할 것은 참된 부활절을 기념하는 일입니다. 이 큰 축일은 해마다 찾아오고 또 지나가지만, 천상의 부활절, 곧 천국에 합당한 이들이 그곳에서 누리게 될 부활절은 영원하며 끝없는 기쁨으로 가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매년 거룩한 부활절을 기념하는 것은 당연히 옳고 마땅한 일입니다. 그러나 영원한 부활절, 곧 부활하신 주님과 하나 된 신자의 마음 안에서 매일 이루어지는 부활절은 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욱 사모할 만하며 더 큰 기쁨을 줍니다.
그 이유는, 회개하지 않고 죄 속에 빠져 있는 사람은 이 땅에서 부활절을 아무리 많이 보낸다 하더라도 아무것도 얻지 못하지만, 언제나 선을 행하며 덕을 쌓는 사람은 영혼 안에서 날마다 부활절을 누리며 그 부활절을 영원히 기념할 자격을 얻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매일 이 영원한 부활절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우리의 정욕과 맞서 싸우는 매일의 영적 투쟁, 곧 덕의 밭에서 잡초를 뿌리째 뽑아내는 노력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무엇보다 먼저 우리는 “서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계명을 실천해야 합니다. 곧, 자비와 자선, 용서,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모든 이웃에게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나아가, 우리가 깨어 있는 마음으로 성찬의 신비에 참여할 때, 우리는 기쁨에 차서 다음과 같은 한 시인의 말을 되뇌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나는 다시 부활절을 맞이하네,
내 마음의 갈망이 크도다!
오늘 나는 다시 부활절을 맞이하네,
다시 성찬에 참여하기 때문이로다.”
그러므로 이번 축일의 기회를 잘 활용합시다. 우리가 회개의 시간을 허락받은 동안 진심으로 회개하며, 주님께서 하늘 나라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마련하신” 영원한 선물에 우리도 참여하게 해주시기를 간구합시다.
또한 부활하신 주님께서 세상 권력자들의 마음을 밝혀 주시어, 그들이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불의가 아니라 정의를, 미움과 악이 아니라 사랑과 선을 위해 일해야 함을 깨닫도록 끊임없이 기도합시다.
주님 안에서 함께하는 성직자들과 모든 협력자를 대신하여, 여러분 모두의 건강을 기원하며 부활하신 주님께서 주시는 모든 축복이 함께하기를 빕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 안에서 한없는 사랑과 존경의 마음으로,
✝조성암 암브로시오스 한국의 대주교이자 일본의 엑사르호스
